자고 일어나면 주문이 쌓여 있던 시절

OUR K STORY #3 

강서구 작은 매장에서 '종로의료기'를 찾아 전국에서 손님이 오기 시작했습니다

지난 이야기에서는 IMF로 모든 것을 잃은 저희 부부가 빚더미 속에서도 다시 일어서기 위해 온라인 쇼핑몰을 시작하고, 야후와 엠파스의 키워드 광고에 사활을 걸었던 이야기를 들려드렸습니다.

오늘은 그 치열했던 시절, 강서구의 작은 매장에서 실제로 주문이 쌓이기 시작했던 이야기를 조금 더 자세히 들려드리겠습니다.

온라인 쇼핑몰과 강서구의 작은 오프라인 매장을 함께 열고 얼마 지나지 않았을 무렵이었습니다.

어느 날 아침, 평소처럼 가게 문을 열기 전에 컴퓨터를 켰습니다.

그런데 믿기지 않는 일이 벌어져 있었습니다.

밤사이 주문이 들어와 있었습니다.

인터넷으로 주문이 들어온다는 사실이 너무 신기해서 한참 동안 주문서를 바라봤습니다.

'정말 인터넷으로 물건을 사는 사람이 있네.'

그날의 놀라움은 지금도 잊을 수 없습니다.

그 첫 주문은 또 다른 주문을 불러왔습니다.

며칠이 지나자 하루에 한 건, 두 건씩 주문이 들어오기 시작했고, 어느새 아침마다 컴퓨터를 켜는 것이 가장 기다려지는 일이 되었습니다.

가게 문을 열기도 전에 관리자 화면에는 주문서가 쌓여 있었고, 주문서를 출력해 물건을 포장하는 것이 하루 일과가 되었습니다.

우리가 찾아가지 않아도 사람들이 인터넷을 통해 우리를 찾아오기 시작한 것입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정말 기적 같은 일들이 일어났습니다.

전국에서 손님들이 강서구까지 찾아오기 시작했습니다.

손님들은 하나같이 같은 질문을 했습니다.

"종로의료기인데 왜 강서구에 있어요?"

그럴 때마다 저희는 웃으며 설명했습니다.

"아직은 강서구에 있지만, 곧 종로로 갈 겁니다."

사실 저희도 종로로 가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아직은 그럴 형편이 되지 않았습니다.

매장도 정말 작았습니다.

손님들은 홈페이지 사진을 보고 큰 매장인 줄 알고 찾아왔다가,

"생각보다 정말 작네요."

하며 실망도 하시고 의아해 하시기도 했습니다.

조금씩 돈을 벌기 시작하면서 제일 먼저  쇼핑몰을 새로 구축 했습니다.

간판이 최대한 크게 보이도록 사진을 찍었고, 작은 매장이 조금이라도 믿음직스럽게 보이도록 애를 썼습니다.

당시에는 홈페이지 첫 화면이 곧 가게의 얼굴이었습니다.

그 작은 변화 하나가 손님들의 신뢰를 얻는 데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주문이 밀려들기 시작하니 매일 포장하고 택배를 보내느라 눈코 뜰 새 없이 바빠졌습니다.

특히 추석이나 어버이날 같은 특별한 시즌이 되면 정말 난리가 났습니다.

일월 매트, 김수자 발 마사지기, 공기방울 족욕기 같은 효도 상품들이 불티나게 팔려 나갔습니다.

손님들은 부모님 선물로, 또는 아픈 가족을 위해 의료기와 건강용품을 찾았습니다.

저희는 날마다 종로 도매시장에 가서 물건을 떼어 오고, 본사 직원들이 직접 물건을 가져다주기도 했습니다.

하루가 어떻게 지나가는지 모를 만큼 바빴습니다.

그리고 밤이 되면 또 하나 기다려지는 일이 있었습니다.

은행 ATM에 입금하러 가는 일이었습니다.

하루 동안 번 돈을 입금하면서,

'내일도 빚을 조금 더 갚을 수 있겠다.'

그렇게 생각하면 피곤함도 잊을 만큼 행복했습니다.

돈이 생기면 먼저 빚을 갚았습니다.

그리고 남은 돈은 언젠가 종로로 나가기 위한 종잣돈으로 모았습니다.

강서구의 작은 매장은 점점 더 바빠졌고, 저희 부부의 꿈도 조금씩 커져 갔습니다.


다시 일어섰습니다

사람들은 대준메디칼이 무너졌을 때, 저희 가족이 다시는 일어나지 못할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당시 저희에게 돈을 빌려주셨던 분들 가운데는 돈을 돌려받지 못할까 봐 매장에 찾아와 몇 시간씩 자리를 지키는 분들도 계셨습니다.

심한 욕설을 퍼붓는 분들도 있었고, 그때마다 마음이 무너질 것 같았습니다.

하지만 원망할 수는 없었습니다.

그분들 역시 자신의 돈을 잃을까 두려웠을 뿐이었으니까요.

그렇게 절망 속에 있던 저희에게 하나님께서는 다시 일어설 새로운 길을 열어 주셨습니다.

온라인 쇼핑몰은 예상보다 빠르게 성장했고, 종로의료기를 찾는 손님들은 날이 갈수록 늘어났습니다.

조금씩이지만 그 많던 빚도 하나씩 갚아 나가기 시작했습니다.

하나둘 빚을 갚을 때마다 사람들의 시선도 조금씩 달라졌습니다.

'다시는 일어나지 못할 것'이라고 생각했던 저희 가족이 다시 일어서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지금 돌아보면 그 모든 시간은 하나님의 은혜였습니다.

주문은 계속 밀려들었고, 저희 부부는 새로운 꿈을 꾸기 시작했습니다.

'이제는 정말 종로로 가야 할 때가 왔구나.'

그 꿈은 머지않아 현실이 되었습니다.

작은 의료기 창업이 이렇게 성장할 줄은 몰랐습니다.


다음 이야기

강서구의 작은 매장은 더 이상 감당하기 어려울 만큼 바빠졌습니다.

우리는 마침내 꿈꾸던 종로로 향했습니다.

종로3가역 8번 출구 앞, 우리가 감히 꿈꾸던 그 자리에서 새로운 도전이 시작되었습니다.

산후조리원 의료기기 풀세팅, 학교 양호실과 보건소 납품, 그리고 전국에서 쏟아지는 주문까지.

'드디어 종로로 진출하다' 이야기를 다음 편에서 들려드리겠습니다. 


OUR K STORY 연재

1편 - IMF가 남편 사업을 무너뜨렸지만, 전업주부였던 저를 사업가로 만들었습니다.

2편 - 야후와 엠파스만 바라보던 시절, 네이버에서 전화가 왔습니다.

3편 - 자고 일어나면 주문이 쌓여 있던 시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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