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은 성공했지만, 부모로서는 후회가 남았습니다
OUR K STORY #5
사업은 성공했지만 부모로서는 실패했습니다
지난
이야기에서는 종로로 이전한 뒤 종로의료기가 빠르게 성장했던 이야기를 들려드렸습니다.
산후조리원
의료기기 설치부터 학교 양호실, 보건소
납품, 그리고
전국에서 쏟아지는 인터넷 주문까지.
하루에도
수십 통의 전화가 울렸고, 택배는
끊임없이 출고되었습니다. 직원들과
정신없이 하루를 보내다 보면 어느새 해가 저물곤 했습니다.
종로의료기는
저희 부부가 꿈꿔 왔던 모습으로 빠르게 성장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사업이 커질수록 저는 점점 더 중요한 것을 놓치고 있었습니다.
바로 아이들이었습니다.
아이들은 매장에서 자랐습니다
강서구에서
장사하던 시절만 해도 아이들은 학교가 끝나면 늘 매장으로 왔습니다.
가게
한쪽에서는 숙제를 하고, 심심하면 DDR 게임
매트 위에서 음악에 맞춰 신나게 뛰어놀았습니다.
손님들이 오면 조용히 숙제를 하고,
손님이 없으면 다시 게임을 하며 웃음소리가 가게를 채웠습니다.
그
시절 매장은 단순히 장사하는 공간이 아니었습니다.
저희
가족이 함께 살아가는 삶의 터전이었고, 아이들에게는
엄마와 함께 있을 수 있는 가장 편안한 쉼터이자 놀이터였습니다.
당시에는
학교마다 이가 유행하기도 했습니다.
손님이
잠시 없는 시간에는 아이를 의자에 앉혀 놓고 참빗으로 머리를 빗어 주며 이를 잡아주곤 했습니다.
지금 돌이켜보면 참 바쁘고 힘든 시절이었지만, 아이들과 시간을 함께 보낼 수 있었던 소중한 추억이기도 합니다.
사업은
커졌지만 부모의 시간은 줄어들었습니다
종로로
이전한 뒤부터는 모든 것이 달라졌습니다.
인터넷
주문은 하루가 다르게 늘어났고, 거래처
관리와 배송, 고객
상담까지 해야 할 일이 끝이 없었습니다.
아침
일찍 출근해 밤늦게 집으로 돌아오는 생활이 반복되었고 거리상 아이들을 매장에 데려올 수도 없었습니다.
결국
아이들은 학교가 끝나면 할머니와 함께 지내는 시간이 많아졌습니다.
결혼
후부터 저희와 함께 살며 아이들을 돌봐 주셨던 친정엄마는 저희 가족에게 없어서는 안 될 든든한 버팀목이었습니다.
엄마가
계셨기에 저는 안심하고 사업에 집중할 수 있었고, 종로의료기도
안정적으로 성장할 수 있었습니다.
지금도
그 시절을 떠올리면 가장 먼저 드는 마음은 엄마에 대한 감사입니다.
아이들은
피아노, 미술, 태권도, 영어, 수학
학원을 다니기 시작했습니다.
저는 아이들을 학원에 잘 다니게 하고, 공부를 잘 할 수 있도록 좋은 환경을 만들어주고 , 아이들에게 필요한 것을 부족함 없이 채워 주면 부모 역할을 다하는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지금 돌아보면 가장 중요한 것을 놓치고 있었습니다.
아이들의 마음이었습니다.
부모로서 가장 후회되는 것
나중에
알고 보니 딸은 가끔 학원 대신 친구들과 놀러 다녔고, 아들은
학원에 간다고 하고 집에서 컴퓨터를 하기 시작했습니다.
저는 아이들의 말을 그대로 믿어 주었습니다.
'믿어
주는 부모가 좋은 부모다.'
믿어 주어야 아이가 자신감 있게 성장한다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그것은 저의 큰 착각이었습니다.
믿어
주는 것과 아이를 관심 있게 살피는 것은 전혀 다른 일이었습니다.
당시에도 컴퓨터가 아이들에게 좋지 않은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것은 잘 알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하루 종일 사업에 매달리다 보니 아이를 세심하게 살필 여유가 없었고, 어떻게
지도해야 하는지도 잘 몰랐습니다.
돌이켜보면
아이가 혼자 보내는 시간이 많아질수록 게임과 다양한 유해 콘텐츠에 쉽게 노출될 수 있었고, 그
습관은 시간이 지나 성인이 된 이후에도 적지 않은 어려움으로 이어졌습니다.
지금도
가장 후회되는 것은 그때 조금 더 일찍 관심을 갖고, 분명한
기준을 세워 지도하지 못했던 것입니다.
사업은
성공했습니다.
하지만
부모로서는 부족했습니다.
통장 잔고는 늘어났지만, 아이들과 함께했던 시간은 줄어 들었습니다.
돈은 다시 벌 수 있습니다. 하지만 아이들의 어린 시절은 다시 돌아오지 않습니다.
부모와 함께한 시간은 아이에게 평생 남는 가장 큰 자산이라는 것을 저는 너무 늦게 깨달았습니다.
그 후회는 지금도 제 마음 한편에 남아 있습니다.
부모님들께 꼭 전하고 싶은 이야기
이
글을 읽는 부모님들께 꼭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아이를
믿는 것은 매우 중요합니다.
저는 아이를 믿으면 된다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고 보니 아이에게 가장 필요했던 것은 믿음만이 아니라 부모의 관심과 대화였습니다.
아이들은
부모가 모르는 사이에도 많은 고민을 하고, 유혹을
만나고, 실수도
하며 성장합니다.
그래서
부모는 아이를 의심하라는 것이 아니라, 끝까지
관심을 가지고 함께 걸어가야 합니다.
좋은
습관을 만들어 주는 일도 부모의 중요한 역할입니다.
훈육은
그 순간에는 부모도 아이도 힘들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 시간을 함께 견뎌 내면 아이는 스스로 어려움을 이겨 낼 수 있는 힘을 갖게 됩니다.
조금
더 많이 대화해 주세요.
조금 더 많이 함께 걸어가 주세요.
부모와 함께한 시간은 언젠가 아이의 자신감이 되고, 세상을 살아가는 가장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 줄 것입니다.
또 하나의 인생의 갈림길
그
무렵 형부도 종로의료기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오래전에 신청해 두었던 미국 영주권 승인 소식이 들려왔습니다.
사업은
가장 잘되고 있었습니다.
앞으로도
더 크게 성장할 수 있다는 확신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또 하나의 선택이 저희 가족 앞에 찾아왔습니다.
한국에
남아 사업을 계속 키울 것인가.
아니면
모든 것을 정리하고 미국에서 새로운 삶을 시작할 것인가.
사업보다 더 어려운 선택이었습니다.
다음
이야기
미국
영주권을 받기 위해 미국대사관 앞 법무사 사무실을 수없이 오가던 시간.
대사관
앞 북창동 순두부에서 먹던 따뜻한 순두부 한 그릇.
그리고
마침내 영주권 승인을 받던 날.
사업이 가장 잘되던 시기에 모든 것을 내려놓고 미국 이민을 선택할 수밖에 없었던 저희 가족의 이야기를 다음편에서 들려드리겠습니다.
2편 - 야후와 엠파스만 바라보던 시절, 네이버에서 전화가 왔습니다.
3편 - 자고 일어나면 주문이 쌓여 있던 시절.
4편 - 드디어 종로로 진출했습니다
5편 - 사업은 성공했지만, 부모로서는 후회가 남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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